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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BDSM에서 책임은 결국 믿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책임은 어느 순간 생긴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책임을 믿음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섭이 돔을 믿기에 돔에게 책임이라는 것이 생기고, 돔이 섭을 믿기에 섭에게도 책임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한국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여기서 말하는 책임에 대한 설명이 불만족스러워 영어 사전에서 “responsible – 책임이 있는”이라는 단어를 찾아봤습니다. 사전적 정의가 도움이 될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번역은 적당히 하겠습니다.


"having the job or duty of dealing with or taking care of something or someone"

무엇 또는 누군가를 다루거나 보살필 의무를 갖고 있는 것

"able to be trusted to do what is right or to do the things that are expected or required
"

옳은/예정된/필요한 행동을 할 것이라 믿을 수 있는 것

"
involving important duties, decisions, etc., that you are trusted to do"

당신이 제대로 해낼 것이라고 믿고있는 중요한 의무들과 결정에 있어서

(Source: Merriam-Webster’s Learner’s Dictionary)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누군가를 알고, 잘 알기에 믿을 수 있고, 믿기에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책임입니다. 이 글에서는 서로의 믿음에 보답하는 책임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돔의 책임

돔의 책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하면 꽤 많은 분들이 섭의 안전과 섭의 행복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듯 합니다. 돔이 어떤 책임이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섭이 돔에게 어떤 부분을 믿고 맡기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근본적으로 보자면 디엣 관계는 돔이 섭 대신 결정을 내리는 관계입니다. 가장 먼저 인지해야하는 돔의 책임은 결정에 대한 책임입니다.


돔이 올바른 그리고 섭에게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단단한 믿음을 기반으로 섭은 돔에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넘기며 돔에게 그것에 대한 책임을 줍니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요. 디엣 관계에서는 돔이 섭 대신 결정을 내리니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돔의 것입니다. 결정에 대한 책임은 결정권을 가진 돔으로써 가장 기본적인 책임입니다. 섭의 안전과 섭의 행복을 바탕으로한 결정은 올바른 결정의 범주 내에 들어가고 이미 잘 아실 부분이니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섭의 책임

돔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은 많지만, 섭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깊은 인간관계인 만큼 돔도 당연히 섭을 믿습니다. 다시 돔의 책임에 대해 생각해본 것과 같이 돔이 섭에게 어떤 부분을 믿고 맡기는가를 생각해봅시다. 저는 제 것이 소통을 잘 할 것이라고, 그리고 저와 자기 자신에게 언제나 진실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제 것에게 소통을 잘 할 책임과, 진실될 책임을 준것이죠.


돔도 인간입니다. 보통 디엣관계에 있어서 돔이 섭 자신을 너무 잘 알고 말을 안해도 아는 것처럼 느껴져도 그 어떤 돔이라도 섭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제대로된 돔이라면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이상적인 결정을 내리기를 원할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플레이에 관한 것이나 어떠한 거창한 결정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간단한 행동을 할지, 어떤 말을 할지도 결정의 일부입니다. 저는 그래서 제 것이 저에게 무엇인가를 숨기는 것을 금하며, 매우 작은것이라도 저에게 다 보고하기를 원합니다. 그럴 것이라고 믿고 그런 책임을 맡길 수 있기에 제 것이 제 것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실될 책임 또한 돔이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기에 섭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섭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만이 진실되지 못한게 아닙니다. 섭이 자신이 느끼는 것을 왜곡시켜 해석하는 것도 진실되지 못한겁니다. 타인의 말에 따라 자신이 느끼는 것을 연결시켜 해석하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죠.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제가 그 점을 우려하여 제 것을 들이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기까지 제가 쓴 BDSM 자료도 안읽힐 정도입니다. 자신까지 속였을 경우에는 진실을 판별하기는 훨씬 어려워집니다. 제 것은 자기 자신이 누군지 그것을 똑바로 볼 줄 알고, 그대로 저에게 전달할 책임을 갖고있습니다.


보통은 돔의 책임만 생각하겠지만 돔의 책임, 그리고 섭의 책임 모두 D/s 관계에 있어서 중대한 책임들입니다. 그 책임을 믿고 맡길 수 없다면 그 상대방과 D/s 관계를 포기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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