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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임

일단 D/s (디엣)이 무슨 뜻인지 아실꺼라고 생각합니다. 지배와 복종이죠. 그리고 지금쯤이면 명령을 하는게 지배를 하는것이 아니고 그 명령을 따르기만 하는게 복종이 아닌것도 아실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디엣계약서에 싸인만 한다고 돔과 섭의 관계가 된다고 생각시하면 곤란합니다. 디엣을 맺는다는건 돔이 섭을 길들임으로서 서로에게 특별한 관계가 된다는 것입니다. 길들임이라는 과정은 모든 디엣관계에 필요합니다.

어린왕자 21장

커서 다시 읽으며 좋아하게된 어린왕자의 21장을 인용해 길들임을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글이 이대로 참 아름답다기 생각하기에 많이 줄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리 와서 나와 함께 놀아. 난 정말로 슬프단다…” 어린 왕자가 제의했다.


“난 너와 함께 놀 수 없어.” 여우가 말했다. “나는 길들여져 있지 않으니까.”


“아, 미안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잠깐 생각해 본 후에 그는 다시 말했다. “<길들인다>는게 뭐지?”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여우가 말했다.


“관계를 만든다고?”


“그래.” 여우가 말했다 “넌 아직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차츰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 어린 왕자가 말했다. “꽃 한 송이가 있는데…… 그 꽃이 나를 길들인 걸 거야…….”


“그럴 지도 모르지.” 여우가 말했다. “내 생활은 단조롭단다. 나는 병아리를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지. 병아리들은 모두 똑같고 사람들도 모두 똑같아. 그래서 난 좀 심심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환히 밝아질거야. 다른 모든 발자국소리와 구별되는 발자국소리를 나는 알게 되겠지. 다른 발자국소리들은 나를 땅 밑으로 기어 들어가게 만들 테지만 너의 발자국소리는 땅 밑 굴에서 나를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길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은 먹지 않아. 밀은 내겐 아무 소용도 없는 거야. 밀밭은 나에게 아무 것도 생각나 게 하지 않아. 그건 서글픈 일이지! 그런데 너는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거야. 밀은 금빛이니까 나에게 너를 생각나게 할거거든. 그럼 난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사랑하게 될거야.” 여우는 입을 다물고 어린 왕자를 오래 오래 쳐다보더니, “부탁이야……나를 길들여 줘!” 하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참을성이 있어야해.” 여우가 대답했다.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이렇게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 거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 원이지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거야……”


“장미꽃들을 다시 가서 봐, 너는 너의 장미꽃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라는걸 깨닫게 될 거야. 그리고 내게 돌아와서 작별인사를 해줘. 그러면 내가 네게 한 가지 비밀을 선물할께.”


어린 왕자는 장미꽃을 보러 갔다 “너희들은 나의 장미와 조금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들에게 그는 말했다.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도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예전의 내 여우와 같아. 그는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똑같은 여우일 뿐이었어,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여우야.”


그러자 장미꽃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 비어 있어 .” 그가 계속 말했다. “누가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수 없을 테니까. 물론 나의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이 생긴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도 더 중요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기 때문이지, 내가 냉풍으로 보호해 준 것은 그 꽃이기 때문이지.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것 (나비 때문에 두세 마리 남겨둔 것말고)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또 때로는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기울여 들어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는 여우에게로 돌아갔다.


“안녕.” 그가 말했다
.

“안녕.”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단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넌 그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주종관계에서의 길들임

어린왕자를 인용해 길들임을 설명한 이 글은 제가 2015년에 처음 쓰고 블로그를 옮기며 2021년에 보고 개정하는 것인데 어린왕자의 21장은 다시 읽어도 아름답네요. 

디엣을 맺음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뜻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그 관계는 바로 성립될 수 없습니다. “참을성”을 요하고, “그 [사람]을 위해 소비한 그 시간”, 그 시간과 노력이 서로를 소중하게 만드는겁니다. 디엣의 지배와 복종은 길들임에서 시작합니다. 서두른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 명령이 지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길들임 이전에 복종을 하길 원하는 섭은 저에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만이 섭에게 구원이 될 때, 그 때 비로소 전 제 지배 욕구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길들임이라는 과정 이후 모든 행위를 진정한 지배라고 부를 수 있을 때, 플을 합니다. 플은 지배가 될 수 없으며, 플이란 지배를 한다는 것을 겉에서도 볼 수 있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죠. 길들임 전의 플은 “텅 비어”있습니다. “플을 통해 길들인다”, 그것은 순서가 잘못된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서로 그것이 길들임이라고 착각하게 만들게되죠.


지배와 피지배는 결국 플을 하기 전에, 길들임이란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길들임이란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무슨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우 성급한 사람입니다. 진짜 성향자가 아니거나, 아니면 아직 덜 배운 성향자라고 봐야겠죠. 정신적 지배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물론 이 길들임 없이 만족하실 수 있을겁니다. 그것이 굳이 나쁜것이라고 이제는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이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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